바다에 아내 빠트리고 돌 던져 살해…30대 남편 징역 23년

입력 2023-12-21 17:44   수정 2023-12-21 17:45


외도한 사실이 들통나자 인천 앞바다에 아내를 빠트린 뒤 돌을 던져 살해한 30대 남편이 징역 23년을 선고받았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14부(류경진 부장판사)는 이날 열린 선고 공판에서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30)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 직전 휴대폰으로 물때를 검색했고 피해자를 바다에 빠트린 이후 다시 구할 기회가 있었는데도 오히려 돌을 던져 살해했다"며 "피해자가 실족사한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해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이 늦게나마 범행을 반성하고 있지만 유족이 엄벌을 탄원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 7월 15일 오전 2시 40분께 인천 중구 잠진도 제방에서 30대 아내 B씨를 떠밀어 바다에 빠트린 뒤,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여러 차례 돌을 던져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당일 A씨는 119에 신고하면서 "낚시하러 아내와 함께 잠진도에 왔고 차에 짐을 가지러 다녀온 사이 아내가 바다에 떠내려가고 있었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러나 해경이 수사 과정에서 범행 증거를 제시하자 "아내와 불화가 있었다"며 뒤늦게 혐의를 인정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0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피고인은 가정불화 때문에 범행했다고 했지만, 궁극적인 원인은 피고인의 외도 행위 때문이었다"며 A씨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한 바 있다.

당시 검찰은 범행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와 열화상카메라 영상도 법정에서 공개했다. 영상에는 A씨가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B씨를 향해 주변에 있는 큰 돌을 여러 차례 던지는가 하면, 물에 엎드린 채 떠 있는 아내에게 접근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숨진 B씨의 머리에서는 돌에 맞은 흔적인 멍 자국과 함께 혈흔도 발견됐다.

A씨는 "제 행동이 부끄럽고 진심으로 후회하고 있다"며 "피해자인 아내와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고 평생 속죄하면서 여생을 살겠다"고 말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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